제가 다른 병원에 가면 저는 다음과 같은 공포를 느낍니다.
1.
통증에 대한 공포
2.
다음에 뭐할지를 모른다는 무지에서 오는 공포
그래서 겁쟁이인 제가 만든 치과에서 저는 이런 공포들을 어떻게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지 설명드려 보도록 하겠습니다.
통증에 대한 공포
: 마취 할 때
마취할 때 안 아프게 하는 것은 저의 가장 큰 보람 중 하나입니다.
마취 벌써 했어요? 라고 물어보시는 분이 정말 많습니다.
해당 질문을 들어본 횟수로 따지면 제가 전국에서 탑이라고 생각합니다.
(근거는 없지만 자신감은 가득합니다.)
마취를 안아프게 하는 방법은 별거 없습니다.
마취 하는지를 모르게 하면 됩니다.
바늘도 천천히, 마취약도 천천히 들어가면 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건 마취를 하는 사람의 마인드입니다.
마취의 통증을 너무너무 무서워하는 저이기에, 최고로 안아픈 마취를 할 수 있습니다.
흔해 빠진 무통 마취기보다 더 안아픈게 제 마취라는 것을 꼭 기억해주세요.
: 치료할 때
마취가 잘 되었다면 치료할 때 전혀 아프지 않습니다.
누르고 밀고 당기는 등의 느낌만 날 뿐 통증은 전혀 없는 것이 정상입니다.
이 외에 진료 중에 시리거나 통증이 느껴진다면 무조건적으로 마취가 덜 된 것입니다.
그래서 저희 병원은 삑삑이 시스템을 사용합니다.
진료 중에는 항상 손에 삑삑이 인형을 쥐어드립니다.
그리고 아프거나 불편한 점이 있으시면 삑삑이 인형을 누르시라고 말씀드립니다.
그리고 삑삑이가 울리면 일단 모든 진료가 올 스톱입니다.
마취를 더 하든 어떻게 해서든 불편감을 체크하고 해결해드리려고 노력 한 후 다시 진료를 시작합니다.
제가 만들었지만 정말 자랑스러운 삑삑이 시스템입니다.
다른 모든 치과에서도 사용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아프면 누르세요라고 말씀드리면 많은 분들이 다음과 같이 말씀하십니다.
‘다른 병원은 아프다고 해도 원래 아파요 그러고 그냥 진행하시던데요.’
저도 많이 당해봤습니다.
저도 그거 너무나도 싫어합니다.
아프다면 당연히 멈추고 체크부터 해봐야 하는 것 아닐까요?
치과는 치료를 받으러 오는 곳이지 그 과정에 느껴지는 통증이 당연한 것은 아니니까요.
: 마취가 풀렸을 때
이미 병원을 떠나신 경우가 많겠죠.
정확한 약 처방이 필수입니다.
그리고 수술 후에는 아프기 전에 드린 약을 꼭 드시라고 말씀드립니다.
마취가 풀려서 아프고 나서 진통제를 먹어봐야 통증은 이미 겪은 후 이기 때문입니다.
약은 반드시 마취가 풀리기 전에 드셔야 합니다.
통증이 예상되는 환자분들은 따로 전화를 드려서 체크해드립니다.
그리고 통증이 실제로 있는 분들에게는 해결책을 제시해 드립니다.
무지에서 오는 공포
어릴 때 입이 돌아간 적이 있습니다.
엄마 손에 이끌려 용하다는 한의원을 찾아갔습니다.
한의사 선생님이 제 눈 앞에서 길이가 족히 20cm는 돼 보이는 장침을 꺼내십니다.
그리고 아무 말 없이 그 장침을 제 윗 입술과 아랫 입술이 만나는 곳에 쭈욱 집어넣으십니다.
정말 계속 들어갑니다.
아프기도 아프지만 심적인 충격이 어마어마했습니다.
과연 어디까지 들어가는 것일까..?
그때의 충격으로 지금의 제가 꼭 지키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설명입니다.
전체 치료 계획을 설명드립니다.
이 부분을 절대 상담 실장님들에게 위임하지 않습니다.
어떤 치료를 하셔야 하는지 뿐만 아니라 왜 치료를 하셔야 하는지 까지 자세하게 설명드립니다.
이 부분을 환자에게 직접 설명하는 것은 당연히 의사가 해야할 일입니다.
치료 시에는 그날 치료할 내용들을 설명드리고 확인합니다.
그리고 치료하는 과정에서 다음 단계에서 뭘 할 것인지를 꼭 말씀드립니다.
물만 나와도 놀라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알고 나오는 물과 모르고 나오는 물은 천지차이입니다.
진료 시의 생중계, 제가 캐스터 역할도 같이 합니다.
내가 어떤 치료를 받을 것이며,
치료 중에는 어떤 단계에 있는지 아시는 것 또한
당연한 환자의 알 권리입니다.
그냥 모든 것이 공포 그 자체
이런 분들은 수면 마취를 강력하게 추천드립니다.
자세한 내용은 따로 다루겠습니다.
나는 계속해서 레벨 1짜리 겁쟁이인데,
치료가 늦어지고 방치될수록 내가 받아야 하는 치료는 레벨 10, 20, 50, 99 이렇게 올라갑니다.
레벨 1 겁쟁이분들이 레벨 10짜리 치료를 무사히받고 레벨 10 겁쟁이가 되는 것을 도와드리겠습니다.
그럼 이제 레벨 20짜리 치료에 도전해 보실 수 있겠죠.
겁쟁이의 무한한 굴레를 벗어나는데 이 글이 도움이 되시기를 바랍니다.